8월9일~10일 친구집에 다녀옴. 커다란 댐을 보고 배를 타고 작은 섬에 내려서 맥주를 마셨다. 가족들이 정말 잘해주셨다. 저녁에도 뭐 먹고, 맥주 마시고 다음날 아침에 시장구경을 했다. 그 다음날 방콕을 가야돼서 오후에 귀가. 8월11일~13일 짧은 방콕 여행인데, 비행기 대신 차편을 이용해서 더 짧은 여행이였다. 교수님이 친구를 소개해주셔서 그 분을 만나고 왔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셨고, 태국 사회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동물원과 사원에 데리고 가주셨다. 저녁에 바깥에서 팟타이를 먹는데 비가 쏟아졌던 기억.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앞으로 무엇을 차근차근 할 것인지 생각했다. 8월 14일~15일 어제는 개강날이라 수업에 들어가보았는데 교수님이 안오셔서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었다. 시간표가 꼬..
고등학교때 라디오헤드에 입덕하고 나서 우울하고 차분한 노래를 많이 들었다. 바인즈(the vines)는 라디오헤드에 빠지기 전부터 좋아했던 밴드이다. 당시에 바인즈의 우울한 트랙에 주로 꽂혔지만 장르를 따지자면 개러지록+얼터너티브의 어디쯤이라고 한다. 또래 아이들이 아이돌 좋아할 때 나는 보이밴드를 찾아다녔는데 그랬던 이유는 노래가 좋기도 하고 특이한 취향을 자랑하고 싶기도 하고 그리고 프론트맨이 대체로 잘생겨서... 음 그러니까 얼빠질하던ㄴ시절이였다 그런 와중에 병약하고 몽롱한 미소년(그리고 미친놈) 크레이그 니콜스을 알게되엇다. (리즈시절) 라이브를 들어보면 노래를 잘하지는 않는 것 같다.하지만 바인즈의 곡 대부분을 쓴 만큼 곡을 쓰는 능력이 좋다. 한참 바인즈 노래에 푹 빠졌을 때는 얘가 정말 천재..
0624 어제는 아침에 한남동에 비자를 받으러갔다. 스콜처럼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비가 미친듯이 쏟아져 내렸고 다시 해가 났다가 또 천둥번개가 치는 등 엉망이었다. 하루에 여러가지 사건이 있던 날이였다. (물론 소소한) 여러사람과 엮이면 대체로 그 날은 다채로와지는 것 같다. 좋은 의미든, 나쁜의미이든지. 될 수 있으면 이제부터 좋았던 것 위주로 남기려고.. 내가 좋아하는 언니가 영어로 다정한 멘션을 남겼다. 그것을 읽다가 역을 지나칠 뻔했다. 음. 나는 언니들이 좋다. 좋은 언니들을 많이 만났다. 내가 그들에게도 좋은 동생일까? 내가 그렇게 다정한 언니는 아니라는 건 알겠다. 예전부터 언니들과 친하게 지내면 내가 또래보다 성숙한 것 같은 기분+ 챙김받는 것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지금은..
Owen Pallett- Lewis Takes Off His Shirt 좋아서 시작했던 일들의 끝이 항상 버거워질 때, 더 이상 '좋음'으로 충분하지 않을 때 우울해졌다. 도토리가 그랬고, 지금하는 생활도서관 활동도. 지금은 진로고민이 겹쳐서 더 심란하다 그리고 그런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 그만두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라도 항상 좋아할 수는 없는 일이였다. 그런 느낌이 들 때는 끝이 아니라 연속되는 과정의 한 부분일지도 모를 일이였다. 다음 학기에는 다른 것을 찾아 떠날테지만, 그래도 지금은 버겁다고 해서 함부로 다루면 안된다.. 그렇게 약속하기로. 너무너무 졸리다.
집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동안 길고 긴 꿈을 꿨다. 네 시간 반 동안 깨어있는 시간은 거의 없었다. 꿈 속의 시간은 현실보다 빠르니까, 나는 꿈 속에서 며칠, 몇달을 보내면서 인셉션을 찍었을지도 모르겠다. 월요일에 수업을 빼먹었다. 굳이 결석할 이유가 없었지만 과제를 못했고, 몇 주 동안 수업에 참여를 못했는데 이번에는 꼭잘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못했으니까. 수업에 가고 싶지가 않아졌다. 이런저런 부담감과 죄책감. 그 뒤로 일주일 내내 그것과 관련된 꿈을 꿨던 것 같다. 꿈속에서도 수업을 빼먹고, 나는 죄책감을 느끼고, 가끔 혼나기도 했었나? 의식에서나 무의식에서나 경계가 없는 부담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