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운 좋게 과외를 구해서 시급 만 원 조금 넘게 받고 있다. (과외비로 따지자면 많지는 않은 편이다.) 오로지 알바로만 등록금을 벌거나 생활비는 버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너무 힘들다. 어떤 친구는 일하다가 쓰러졌다고 한다. 최저임금 만원!이라는 주장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너무 급진적인게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등록금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나라이면서 최저임금은 OECD평균국가 최하위인 것을 감안한다면 급진적인 주장만은 아니다. 알바생이자 대학생의 삶, 내 주변의 누군가의 삶은 힘들다. 생활의 여유가 생겨야 그 와중에 스펙도 쌓고 꿈이든 열정이든 뭐든.... 취업준비도 제대로 할 수 있을텐데.
△ 국제 갤러리 K1관과 K2관 사이에는 꽃집이 있다 바스키아전을 혼자 보러갔다왔다 원래 약속이었는데 파토나버렸고, '나는 나와 연애한다'의 마인드셋으로 갤러리에 갔더니 사람들이 드글드글..고등학생 무리들이 견학을 왔고..삼청동 인파의 절반이 그곳에 있는 것 같았다.그림은 좋았지만 마음이 무척 번잡스러워져서, 정리하려고 떠난 나들이었는데 하나도 정리가 되지 않았다. 국제갤러리를 나와서 안 유명한 사람의 전시를 보러 들어갔더니 그곳은 평온했다. 바깥 공기는 너무 차가운데 실내가 참 따뜻했음. 캔버스에 남아있는 거칠거칠한 유화물감자국을 오래 들여다보았다.우연히 발견한 선재아트센터에 들어가서 독립잡지들을 뒤적뒤적하고 살까 한 50번 쯤 고민하다가 그냥 나왔다. 카페에 들어가서 세미나글을 정리했다.인터넷도 안되..
때로 낭만주의적 지진아의 고백은 눈물겹기도 하지만, 이제 가야만 한다. 몹쓸 고통은 버려야만 한다. 한때 한없는 고통의 가속도, 가속도의 취기에 실려 나 폭풍처럼 세상 끝을 헤매었지만 그러나 고통이라는 말을 이제 결코 발음하고 싶지 않다. 파악할 수 없는 이 세계 위에서 나는 너무 오래 뒤뚱거리고만 있었다. 목구멍과 숨을 위해서는 동사만으로 충분하고, 내 몸보다 그림자가 먼저 허덕일지라도 오냐 온몸 온 정신으로 이 세상을 관통해보자. 내가 더이상 나를 죽일 수 없을 때 내가 더이상 나를 죽일 수 없는 곳에서 혹 내가 피어나리라. - 이제 가야만 한다, 최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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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공간에 떨어뜨려지는 것. 그것만으로도 습관처럼 '살아가는 것'과는 다른 것 같다.나를 한 방향으로 이끌고나가던 어떤 힘이 잠시 없어지는 것이니까. 2박3일 동안 무중력 상태처럼 지냈다.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것처럼, 일상이 그렇게 낯설게 보였다. 얼마나 많은 날들을 관성처럼 살아왔는지. 그것들이 쌓여 내 인생이 되었다. 여행이 좋은건 길을 걸으면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대화를 하면서도 생각이 순조롭기 때문이다. --- 다녀와서 썼던 글 중 일부.여행 다녀왔던 게 꿈 같다
어느날 밤, 텅빈 바닷가를 홀로 거닐었다. 드문드문 구름이 떠있는 검푸른 하늘은 마치 은하수의 푸른 영롱함처럼, 진한 코발트색보다,다른 어떤 선명한 푸른색보다 더 깊은 푸른빛을 띠었다. 깊은 푸른빛속에 별들이 반짝거렸다. 초록빛, 노란빛, 하얀빛, 분홍빛으로 빛나는 별들은 고향에서보다 심지어 파리에서보다 더 눈부시고, 더 보석처럼 반짝거렸다. 오팔이라고 부를만큼, 에메랄드, 청금석, 루비, 사파이어라 부를 만큼. 바다는 깊디깊은 군청색이고, 해안가는 보랏빛에 관목에서 보이는 그런 적갈색이 돌아 감청색을 띠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