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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것/태국

간단한 간단한 일기

엔키ㅋ 2015. 1. 22. 03:06

늘 그랬듯이 기록하는 일에 소홀해지다가 전부 잊혀질까봐 조금씩이라도 매일...가능한 자주... 근황을 쓰려고 한다. 

나는 빠이에 있는 kwahdao라는 NGO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10일쯤 잠시 한국에 있다가 얼마 전에 들어왔다. 

고향인 울산에서 태국 북부 시골(이래봤자 많이 알려진 관광지)인 빠이에 도착하기까지. 긴 여정이였다. 

서울에서 사람들도 만나느라 그랬다.

 1월 15일 아침에 ktx를 타고 서울에 도착해서 아주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 다음 

16일 오후에 방콕행 비행기를 탔다. 8시 반에 도착했는데 공항을 빠져나오는데 두 시간 넘게 걸렸다.

코 앞에 숙소를 잡아놓았는데 차가 밀려서 10시 반쯤 도착.

 치앙마이 가려면 또 비행기를 타야되는데 그게 또 아침 시간이였다.

느긋하게 나왔는데 어제 밤 처럼 또 차가 막혀서 끔찍했다. 기다리는게 문제가 아니라 비행기 놓칠까봐...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나는 2시 반에 빠이로 가는 미니버스를 탔다. 

이동하는 동안 거의 아무 생각도 안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무사히 예정된 숙소(그러니까 코디네이터? 수퍼바이저? 총 책임자?격인 사람의 집)에 들어왔다. 

처음 며칠은 싼 값에 예약한 게스트 하우스에서 지내야했는데 거기도 그렇게 나쁘진 않았지만 

그곳에 비하면 여기는 아주 좋다! 

방도 넓고 침대도 푹신하고 와이파이도 잘 되고 개랑 고양이가 있다. 행벅ㅋ

'밀리'라고 하는 나보다 더 먼저 들어온 친구가 있는데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그 총책임자 분(이름이 리디아)이 2주 동안 휴가를 떠나셨기 때문에 밀리가 나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치고, 

오토바이가 있어서 동네 구경도 시켜주고, 또 밥도 같이 먹는다. 

밀리의 애인과 친구들과 함께. 

12월에 미리 방문했을 때는 음... 친해질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 

알고보니 매우 친근하고 나이스한 사람이였다. 

오늘은 두 번째 수업을 따라 나갔다. 

우리가 하는 일은 소수민족(버마 샨족) 어린이들의 학습을 돕는 것이다. 

영어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고 주말에는 미술놀이 활동을 진행한다. 

이번 주 내내 밀리가 혼자서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얼마 뒤에는 나와 일을 분담하게 될 것이다. 

오늘 수업한 친구들은 나이가 상대적으로 많은 그룹이다. 중학생쯤.

어제는 왠지 아이들이 너무 들떠서 집중도 안하고 시끄러워서 좀 힘들었는데 

오늘 친구들은 비교적 집중을 매우 잘하고 나이스하고 좋았다. 나이가 더 많은 탓도 있겠지. 

비교급-최상급을 공부했다. 

곧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대해서도 기록을 남기고 싶다. 

대체로 내가 태국어를 하는 것을 신기해한다.

그리고 한국 가수를 좋아하고 어떤 친구들은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한다.

어떤 아이들은 이해를 상당히 잘하는 반면 어떤 아이들은 엄청 산만하다. 

또 상담이 필요해 보이는 아이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여건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실어증에 걸린 것처럼 말을 한마디도 안하는 아이가 있는데 신경쓰인다. 

이런 곳에서 상담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마치고 난 뒤에, 밀리의 애인과 친구가 일하는 바에서 어제처럼 저녁을 먹었다. 

밀리의 애인이 마마(라면)에다가 채소를 넣어서 끓여줬다. 

이 사람의 이름을 J라고 하겠다. 

J는 태국 사람인데 히피스럽고 무뚝뚝해보이지만 좀 친절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예전에 ngo에서 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서울대와 영남대?에서 

단체로 자원봉사를 온 적이 있다고 한다. 

그 때 아무도 태국어를 할 줄 몰라서, 그리고 친구 때문에 한국어를 배웠다고 한다. 

지금은 많이 잊어버린 듯 하지만..  

처음에는 계속 밀리의 사람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게 좀 부담스러웠는데 이틀만에 익숙해진 것 같다. 

그리고 J가 일하는 술집은 분위기가 좋다. 어째서인지 동물이 많다. 

개 다섯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 그리고 새끼오리 한 마리가 있다. 슬프게도 강아지 두 마리는 곧 팔릴 거라고 한다. 


돌아가는 길, 오토바이 뒷자석에서 맞는 밤공기가 차가웠다.

그리고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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