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에 'edible'이 들어가는 게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2. 그곳에 있는 바텐더 '조'는 좋은 사람이다. 나는 끝끝내 그 동네에 정을 붙이지 못했지만 그는 무심한 듯 상냥한 사람이었다. 내 생일에 생일 모히또를 만들어줬다. 그날 끝내 친해지지 못한 사람들도 (왠지 유별나게) 내 생일을 축하해줘서 고마웠다. 그날 무슨 샐러드를 얹은 피자를 혼자서 다 먹고 모히또를 세 잔이나 얻어마셨다. 공연 온 사람이 라디오 헤드 노래를 재즈 풍으로 불렀다. 중간에 나를 가리키면서 오늘 생일인 사람 축하한다고 하자 사람들이 박수를 쳐줬다. 밀리도 노래를 부르면서 오늘 생일인 나를 위한 노래라고 했다....그날 세치와 현정과 연주가 웃긴 사진을 보냈고 나는 집에 갈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즐거웠다. ..
벌써 2주 전쯤, 비자 만료 시점이 다가와서 나는 비자클리어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곳은 미얀마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매싸이'라는 지역이다.버스로 여기서 치앙마이까지 3시간, 또 치앙마이에서 4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곳이다. 여행이라고 해봤자 국경 왔다갔다 해서 비자 받는데 두 세시간이면 충분하니까치앙마이에서 친구 집에 하루 있다가 당일 치기로 다녀올 생각이였다. 전에는 비자트립이라고 해서, 여행사에서 외국인들을 미니밴에 싣고 다녀오는 서비스도 많았던 모양이였다. 그래서 몇 군데 물어보았는데 전부 이제 안한다고 했다. 여기서 조금 불길했다. 작년부터 국경 넘어갔다가 돌아오는 식으로 비자를 연장하는 '비자런' 단속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특히나 무비자로 90일 체류할 수 있는 ..
여름학교가 시작되었다. 축제기간과 겹쳐서 아이들이 많이 오지 못했다. 샨 언어를 가르치는 친구와 얘기를 많이 했다. 고3이니까 내 동생보다도 어린데 어른스러웠다.평화로운 날들이 계속되었지만 다음주부터는 좀 힘들 것이다. 스웨덴에서 공부하고 있는 친구에게 편지를 썼지만 한동안 부치지 못했다. '먼 곳에서 잘 버티고 있는 것에 대해 스스로 토닥토닥 해주자'는 내용을 반복해서 썼다.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였다. (짠내..) 스웨덴 지금은 어떨까. ㄴㅇ이는 아이슬란드도 여행할 거라고 했는데 참 멋질 것이다. 저번 주쯤 엄마 친구들한테 여름학교 후원을 해줄 수 있겠는지 여쭤봐달라고 했는데 엄마는 '그래 카톡창에 딱 올려놓기만 할거다. 난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했다. 생각보다 엄마 친구 분들이 많이 기부해주셨다..
1. 빠이는 2월 하순부터 불법 벌목과 산불이 합쳐져서 어마어마한 연기에 뒤덮여있었다. 밤에는 산이 불타는게 보였고 낮에는 하늘이 하나도 안보일 정도로 심했다. 공기도 안좋은데 덥기도 많이 더웠다. 잠시 치앙마이에 놀러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거기서 처음 만난 사람이, 4월 초순쯤 되면 비가 와서 연기가 걷힐 거라고 했다. 매해마다 그랬으니 비가 반드시 올거라고 확신했다. 음 기쁘게도 4월달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그저께 조금씩 떨어지더니 어제는 비가 많이 왔다. 별 것도 아닌 일이지만 아침에 날씨가 믿을 수 없이 상쾌해서 기분이 좋았다. 오랜만에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출근길에 느껴지는 선선한 기운이 좋았다. 내일은 쉬는 날이기도 했다. 어제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들었지만 오늘은 괜찮을 것..
다들 한국에서 봄을 잘 보내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몇몇 사람들께 알리기도 했지만, 저는 아직 태국에 있네요. 지금은 소수민족의 교육을 지원하는 기관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태국에 상당히 다양한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치앙마이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는 동안 종종 태국 소수민족들의 모습을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책에서 몇 줄 읽었던 내용과 박물관의 자료화면 속의 모습, 관광객이 붐비는 시장에서 전통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모습이 제가 아는 전부였지만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사회운동에 관심이 많던 친구를 만났고, 산간지역에 살고 있거나 버마로부터 피난 온 많은 소수민족들은 제대로된 시민권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열악한 환경과 인권침해에 노출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2013년 여름은 태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던 해였다. 1.오후 수업이 있던 건물에서 내려다보였던 풍경 Silapakorn 대학교 (มหาวิทยาลัยศิลปากร วิทยาเขตพระราชวังสนามจันทร) 2.단체로 호텔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물론 그다지 호화로운 호텔은 아니였다. 하지만 한 방에 둘이서 지내기에 충분했고 이 방에서 같이 지냈던 언니와 많이 친해졌다. 서로 비슷한 구석이 하나도 없음에도 이상하게 우리는 잘 맞았던 것 같다. 넷잉여인 내가 인터넷 유우머를 알려주면 언니는 신기해하면서 꺄르르 웃었다. 그 방에서 맥주 마시면서 뒹굴거리고, 과제하고, 식중독에 걸려서 사이좋게 앓아누웠다. 수업가기 전에 팁을 조금 더 놓고 가면 꽃병에 장미가 꽂혀있다. (보통은 비어있음) 베란다에서 보이..
늘 그랬듯이 기록하는 일에 소홀해지다가 전부 잊혀질까봐 조금씩이라도 매일...가능한 자주... 근황을 쓰려고 한다. 나는 빠이에 있는 kwahdao라는 NGO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10일쯤 잠시 한국에 있다가 얼마 전에 들어왔다. 고향인 울산에서 태국 북부 시골(이래봤자 많이 알려진 관광지)인 빠이에 도착하기까지. 긴 여정이였다. 서울에서 사람들도 만나느라 그랬다. 1월 15일 아침에 ktx를 타고 서울에 도착해서 아주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 다음 16일 오후에 방콕행 비행기를 탔다. 8시 반에 도착했는데 공항을 빠져나오는데 두 시간 넘게 걸렸다.코 앞에 숙소를 잡아놓았는데 차가 밀려서 10시 반쯤 도착. 치앙마이 가려면 또 비행기를 타야되는데 그게 또 아침 시간이였다.느긋하게 나왔는데 어제 밤 처럼 또 ..
1. 2. 3.3. 4. 5.블로그 정리한 김에 올리는 몇 가지 근황 사진. 내일은 인턴쉽할 기관 살펴보러 간다. 긴장되는데 준비 안하고 이러고 있다. 사실 이렇게 놀 수 있는 것도 얼마남지 않았다. 6개월 전에 교환학생 준비했을 때처럼, 6개월 후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뭐가 바뀌어 있을지 궁금하다. NGO+무급인턴 생활에 엄청 지쳐있을 수도 있고, 또 뭔가 얻을 수도 있겠지. 태국에 온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지난한 자책과 고민과 그리고 잉여의 시간을 거쳐 여기에 왔다. 내년의 목표는 좀 더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귀찮은 일 미루지 않고, 시간 아껴쓰는 것. 올해 시간을 마구잡이(..)로 낭비한 적이 많았기 때문에 후회가 된다. 남들처럼 취업준비하는 대신 이런 선택을 한 것에 대해서,아직 후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