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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

십일월

nky 엔키ㅋ 2016.11.02 22:34


11/2

여기에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아직 시험이 다 안 끝났다.  사실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면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올해 겪었던 일들을 다 끝난 것 처럼 털어놓을 마음의 준비가 안됐다. 그런 것은 나중에, 모든 것이 정해진 다음에 편한 마음으로 하고 싶다. 물론 시험이 끝나면 이런 마음이 싹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10대 때는 일기 쓰는 것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140자 이상으로 글을 못쓰는 병에 걸렸다. (트위터 때문이다.) 한때는 뭔가를 꾸준히 기록하기도 했고, 이 블로그에도 몇 가지 의미있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원래 예전에 썼던 거의 모든 글은 쓰레기 같이 느껴지기 마련이지만 놀랍게도... 그렇지 않은 글들도 있었다.  가끔 들어와서 옛날 글을 읽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리고 아무것도 안하지만. 특히 태국에 있었을 때 사진이나 글을 남겨놓아서 다행이다. 

저번주 시험 치던 날부터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했고 지금 존나 춥다... 요새는 거의 매일 강남에서 스터디한다. 끝나고 칼 같이 집으로 오지만.... 내일도 힘내자. 저녁 시간 낭비하지 말자. 빨리 해치워버리자. 

11/22 

 23일에 발표 하나 나는데 숨을 잘 못쉬겠다. 시험 칠 때보다 더 긴장된다. 시험 결과가 어떻든지 간에 통역사가 되기로 마음 먹었지만 결과가 신경쓰이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동안 격려도 많이 받았고 칭찬도 많이 받았고 그래서 더 괴롭다. 떨어지는게 아니라 붙을 것 같다는 희망 때문에 기다리기가 더 고통스럽다. 자고 나면 누가 결과를 알려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결과를 알려면 한 번 더 자야하고, 학교 홈페이지를 수십번 새로고침 할 것이며, 수험번호를 내 손으로 쳐넣고 확인 버튼을 누를 것이다. 이 모든 게 나를 너무 작게 만드는 것 같아서 싫다. 참 작고 편협하게 만든다. 떨어져도 나를 자학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내가 면접형 시험에 그렇게 약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큰 자신감을 주었다. 제일 중요하고 가고 싶은 학교였던 첫번째 시험 때 가장 긴장하긴 했지만 내용을 날리거나 큰 실수는 하지 않았다. (잔실수는 아마 많이 했을 것이다 ㅜㅜ) 어쨌든 내가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만큼을 보여줬다. 그런데도 떨어지면, 그냥 거기까지였던 것이다. 

 통번역 공부를 계속 하고 싶다는 확신이 들었다. 쉬운 길도 아니고 불안요소도 많지만 내가 재미를 느끼고 계속 하고 싶은 분야를 찾은 것은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몇 개월 동안 많이 늘었다. 작년에 태국에서 돌아왔을 때 그리고 입시 초반에는 자신감도 없었고 내가 이 공부를 계속해도 되는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 나는 aid worker로 일하고 싶어서 인턴을 했다. 그리고 진로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사실은 내가 그 일을 그렇게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라고 할 수 있겟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내가 결국 이도저도 아닌 사람이 될까봐 너무 불안했다. 지금은 그런게 훨씬 덜하다. 남들 눈에는 취업 준비하기 싫어서 도피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고 솔직히 말하자면 그말도 조금은 맞다. 하지만 이제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이 기술로 어떻게 저떻게 먹고 살 길을 마련해볼 것이다. 

그러니 떨어져도 너무 좌절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보자. 어떻게 하는 게 나한테 가장 좋은 것인지. 

  • 일단 12월이나 1월에는 스터디를 다시 시작하는 게 좋겠다. 

  • 과외를 주로 하되 게스트 하우스처럼 영어를 많이쓰고 사람들이랑 많이 어울리는 알바를 찾는 게 좋겠다. 

  • 자료 정리 하고, 그동안 못했던 단어/표현 정리를 하는 게 좋겠다. 

  • 통대문법 수업을 듣든지 안 듣든지 관계대명사나 전치사 등 문법을 정리하는 게 좋겠다.

  • 무기력해지지 않기 위해서, 그동안 메모장에 저장만 해놓은 글들이나 활동을 정리하는 글을 쓰는 게 좋겠다. 

  • 트위터 정리 

  • 페미니즘 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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