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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

폭우가 왔던 날

엔키ㅋ 2014. 6. 24. 22:11

0624

어제는 아침에 한남동에 비자를 받으러갔다. 

스콜처럼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비가 미친듯이 쏟아져 내렸고 

다시 해가 났다가 또 천둥번개가 치는 등 엉망이었다.

하루에 여러가지 사건이 있던 날이였다. (물론 소소한) 

여러사람과 엮이면 대체로 그 날은 다채로와지는 것 같다. 좋은 의미든, 나쁜의미이든지. 

될 수 있으면 이제부터 좋았던 것 위주로 남기려고.. 


내가 좋아하는 언니가 영어로 다정한 멘션을 남겼다. 

그것을 읽다가 역을 지나칠 뻔했다. 

음. 나는 언니들이 좋다. 좋은 언니들을 많이 만났다. 

내가 그들에게도 좋은 동생일까? 

내가 그렇게 다정한 언니는 아니라는 건 알겠다.  

예전부터 언니들과 친하게 지내면 내가 또래보다 성숙한 것 같은 기분+ 챙김받는 것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지금은 그 때보다는 조금 성장해서 그들이 인간으로서 좋다. 

아니면 원래부터 내가 성숙한 사람을 좋아해서인지도... 


어제는 뜻밖의 사람들이 호의를 베풀었다. 

작년  조별과제하면서 좀 별로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있었는데 

(아마 나의 그런 마음이 닿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영상편집 담당이였다.

며칠 전 핸드폰에 저장해놓았던 자료들을 이제사 옮기다가 sd카드가 맛이 가는 바람에 전부 날려먹는 참사가 있었다.

이 사람한테 자료 보내달라고 부탁하기까지 정말 망설여졌다.

(그 수업을 몹시 증오하는 사람이었음. 나는 그러한 태도를 증오했다.)

그런데 몹시 흔쾌히 찾아보고 보내주겠다고 했다. 일주일 내로.. 

물론 안보내줄 수도 있지만 어 뭐지? 하는 마음도 들고 몹시 고마웠다.

진짜 어디서 누군가의 도움의 받을지 모르는구나.

모든 관계는 잘해놓아야 하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친하지 않았던 언니가 생일이 한달이나 지났지만 축하한다고 기프티콘을 보냈다. 

나름 챙겨줄 거라고 생각했던 몇 명이 그냥 지나쳤던 생일이기도 했다. 

내가 챙겨줬던 사람들에게는 챙김을 못받았고, 챙기지 않았던 사람들한테는 챙김을 받았다. 

유독 이번 생일이 그러했다ㄱ ㅓ한 ㄷ ㅏ...(롬곡) 

아무튼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으로부터 뭔가를 받는 것은 멋진일이다. 

선물의 크고 작고를 떠나서-


저녁에는 밀양가는 농활회의를 했다. 

솔직히 내가 가기로 한 것이 잘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계속 들었고 지금도 좀 찝찝하다. 

100%자발성이 아니라 친한 사람들이 가자고 하니까 끌려가는게 아닌가 하는,

가기로 결정한 스스로에 대한 의심.

시간부족 핑계를 대는건 어느 일이나 반박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집에 내려가기 전까지 할 일이 많다. 

(그래서 일단은 2박3일만 가보기로) 

그렇지만 왠지 재밌을 것 같고, 함께하는 사람들도 좋을 것 같고, 

앞으로 어느나라든 지역개발 관련된 일을 찾을텐데 그것과 접점이 있는 일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충분히 의미있는 연대이고. 

아 그리고 나 평화교육 시간에 밀양 케이스 발표했었지.. 그래놓고 연대가 필요한 시점에

나몰라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또 막상 회의하니까 즐거웠다. 

하지만 할 일이 늘어났다는 부담과는 별개로, 묵직한 사안이 지우는 불편함 같은 것이 있다. 

나의 안온한 세계 바깥에 국가폭력이 힘없는 사람들을 찍어누르는 사회가 있다는 

사실 직시하는게 쉽지 않다.

나는 그렇게 솔직히 말하겠다. 

하지만 비겁해지지 않기로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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