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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

이제 가야만 한다

엔키ㅋ 2013. 3. 15. 00:15

때로 낭만주의적 지진아의 고백은 

눈물겹기도 하지만, 

이제 가야만 한다. 

몹쓸 고통은 버려야만 한다. 


한때 한없는 고통의 가속도, 

가속도의 취기에 실려 

나 폭풍처럼 

세상 끝을 헤매었지만 

그러나 고통이라는 말을 

이제 결코 발음하고 싶지 않다. 


파악할 수 없는 이 세계 위에서 

나는 너무 오래 뒤뚱거리고만 있었다. 

목구멍과 숨을 위해서는 

동사만으로 충분하고, 

내 몸보다 그림자가 먼저 허덕일지라도 

오냐 온몸 온 정신으로 

이 세상을 관통해보자. 


내가 더이상 나를 죽일 수 없을 때 

내가 더이상 나를 죽일 수 없는 곳에서 

혹 내가 피어나리라. 


- 이제 가야만 한다, 최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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