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4 어제는 아침에 한남동에 비자를 받으러갔다. 스콜처럼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비가 미친듯이 쏟아져 내렸고 다시 해가 났다가 또 천둥번개가 치는 등 엉망이었다. 하루에 여러가지 사건이 있던 날이였다. (물론 소소한) 여러사람과 엮이면 대체로 그 날은 다채로와지는 것 같다. 좋은 의미든, 나쁜의미이든지. 될 수 있으면 이제부터 좋았던 것 위주로 남기려고.. 내가 좋아하는 언니가 영어로 다정한 멘션을 남겼다. 그것을 읽다가 역을 지나칠 뻔했다. 음. 나는 언니들이 좋다. 좋은 언니들을 많이 만났다. 내가 그들에게도 좋은 동생일까? 내가 그렇게 다정한 언니는 아니라는 건 알겠다. 예전부터 언니들과 친하게 지내면 내가 또래보다 성숙한 것 같은 기분+ 챙김받는 것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지금은..
“언론의 위기? 왜 망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인터뷰] 윤지영 오가닉미디어랩 대표. “미디어 플랫폼의 붕괴, 진화하지 않으면 죽는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5288 "언론은 끝없이 주장을 쏟아내고 현실에 개입하려 하지만 전통적인 뉴스 플랫폼은 여론의 네트워크에서 겉돌고 있거나 고립돼 있다." "과거에는 뉴스가 완결된 형태로 배달됐지만 페이스북에서 뉴스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을 보면 어떤 뉴스가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기까지는 거미줄처럼 얽히고 얽힌 관계 네트워크가 작동한다. 아무리 좋은 뉴스라도 관계 네트워크에 녹아들지 않으면 독자들을 만날 수 없다. 이 말은 곧 관계 네트워크를 파고드는 뉴스가 좋은 뉴스고 그런 뉴..
벌써 한 달도 더 되어서 가물가물하다. 인상적이였던 말들을 간단한 메모식으로 기록해놓았는데 좀 정리하고자 한다. 1. '집중' 과 '관찰'에서 오는 시. '물고 늘어지는 것'이라고 하면서 '초를 물고 늘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짧은 순간을 깊이 관찰해서 시간의 밀도를 높이는 걸 뜻한게 아닌가 싶다. 내가 좋아하는 '슬픔이 없는 십 오초'도 그렇게 탄생했다고. 아득한 고층 아파트 위태양이 가슴을 쥐어뜯으며낮달 옆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치욕에 관한 한 세상은 멸망한 지 오래다가끔 슬픔 없이 십오 초 정도가 지난다가능한 모든 변명들을 대면서길들이 사방에서 휘고 있다그림자 거뭇한 길가에 쌓이는 침묵거기서 초 단위로 조용히 늙고 싶다늙어가는 모든 존재는 비가 샌다비가 새는 모든 늙은 존재들이새 지붕을 얹듯 사랑을..
한편 탈핵운동은 문명전환운동이기도 하다. 탈핵은 원전에서 벗어나자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탈핵운동이 지향하는 것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문명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기도 하다. 원전과 화석연료는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대체하는 관계가 아니라, 쌍둥이 같은 관계이기 때문이다.흔히 기후변화 때문에 원전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원전을 늘리는 나라는 온실가스배출량도 늘려 왔다. 대한민국이 대표적인 예이다. 원전밀집도 세계1위 국가인 대한민국은 온실가스 배출량도 세계7위까지 올라왔다. 경제성장을 위해 원전을 늘리는 나라는, 온실가스 배출규제를 강화하는 것에도 소극적이기 마련이다. 원전을 줄이면 경제성장율이 떨어진다는 논리가 통하는 나라에서는, 온실가스 배출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근본원인이다. 여기서 벗..
지난 4월 16일, 고리원전이 원자력 안전위원회로부터 재가동 승인을 받았다 .그 날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이기도 했다. 고리 원자력 발전소는 2007년 이미 설계수명이 끝났지만 10년 수명연장을 받았는데 잦은 고장으로 인해 몇 번씩 가동이 중단되었던 적이 있다. 이에 한수원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정비를 했지만 작년 가을 130회 고장을 기록한 것이다.[1] 이와 같이 더 이상 돈을 들여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무의미하고, 엄청난 위험 부담을 시민들에 지워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고리 원전은 다시 회생 판정을 받았다. 후쿠시마 참사에서 목격했듯이 원전사고는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재난사태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세계 1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원전이 밀집되어있는데 이와 같은 상황에서 사고가 ..
사당동 더하기25 '맨몸'으로 산다는 것 맨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노동뿐이었다. 노동 빼고는 맨몸으로 돈 만드는 일은 노름, 외상, 빚 얻기 그런 것이었다. 옛날 사당동에서 일 나가지 않을 때 동네에서 모여 앉아 하는 일은 대체로 소액을 놓고 화투를 치는 일이었다. .... 덕주 씨한테 대포차 같은 범죄 행위도 아니고 곗돈을 부은 것도 아닌데 목돈 200만 원이 굴러들어 온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이들에게는 이러한 종잣돈이 될 수 있는 목돈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종잣돈을 만드는 방법이 사당동 때는 화투짝과 노름이었다면 이제는 복권이 된 것이다. 화투나 윷놀이나 카드놀이 등의 돈내기가 팀이 있어야 한다면 로또는 혼자 하면 되는 것이다. '내기'(배팅)도 개인화된 셈이다. 이 점이 달라졌다면 달라진 셈이..
노동을 통해 내가 얻은 것 돈. 200만원 좀 넘게 저축. 회화 실력이 늘었다. 태국인 친구가 생겼다 (한 명은 혼자 만나기 좀 부담스럽지만 ) 최저임금에 가까운 시급으로 생활을 꾸려나가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되었다. 노동계약서를 꼭 쓰고 주휴수당을 주는지, 10시 이후에도 일 시키면 야간수당을 꼭 받아내야 한다는 지식 똑같이 적은 돈을 받는다면 하고 싶은 일을 해야한다.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것'이 낫다. 규칙적인 생활의 소중함 출퇴근 하는 동안 글을 많이 읽었다. 사람에 대한 불신과 실망-과 그것이 어디에든 있다는 사실 재미없고 소름끼치게 의미없이 느껴지는 일들을 매일매일 해내야 한다는 사실- 그것으로 인해 일상이 유지된다는 깨달음. 설거지, 청소, 숙주 꼭대기따기, 화장실 휴지통 비우기 잡일
3월 24일 월요일 저녁 '청년으로 산다는 것' 첫번쨰 서평모임 장강명의 소설 '표백'의 서평모임은 작품에 대한 느낌과 비평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작품에 대한 다양한 반응들을 추려보았습니다. 1. 청년세대가 처한 상황에 대한 고찰이 느껴졌다. '더 이상 새롭게 이룩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세대', '부질없음' 이라는 메세지가 강하게 드러난다. 부질없다고 생각해서 자살을 시도하지만 그것 또한 실패한다. 책을 읽으면서 기분이 무척 나빴던 것은 이러한 절망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2. 작가는 절망적인 현실을 그리는데 그치지 않고 가치판단을 하고 있다. 특히 자살이 아닌 다른 형태의 연대 (이를테면 청년노조)를 '부질없다'고 인물을 입을 통해 말 한 부분은 불쾌했고, 거만하다는 생각까지..